박영산 153패밀리 대표가 최근 경기도 파주 본사에서 자사 프랜차이즈 브랜드 ‘강릉장칼’ 창업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파주=신석현 포토그래퍼
강원도 향토음식 장칼국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면 요리 프랜차이즈 브랜드 ‘강릉장칼’을 운영하는 박영산(50) 153패밀리 대표는 금융인 출신 요식업 대표다. 신한은행에서 21년간 영업과 상품개발 등의 업무를 맡아온 박 대표는 고향 강릉에서 즐겨 먹던 장칼국수가 ‘한국을 대표하는 면 요리로 손색없다’는 확신으로 2014년 경기도 고양에 첫 가게를 열었다. 국내에서 26개 가맹점을 운영하며 미국 한인 식료품 업체인 H마트 등 해외 시장에 각종 국수 밀키트를 수출하는 강릉장칼의 시작이다. 금융맨에서 ‘장칼할배’가 된 자신의 삶과 신앙, 사업 역정(歷程)이 담긴 간증집 ‘허기진 내 인생에’(두란노)를 펴내기도 한 그를 최근 경기도 파주 본사에서 만났다.
오른쪽으로 그물을 던져라
억대 연봉 은행원으로 부지점장 승진을 앞두던 박 대표가 외식업으로 방향을 튼 건 ‘자기 사업’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다. 그가 기획한 자동차 금융상품이 큰 호평을 얻어 이를 베트남에 선보이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정작 주재원 파견에 매번 미끄러진 게 계기가 됐다. 박 대표는 “처음 단기선교를 다녀온 곳도, 금융 사업 타당성 조사차 여러 번 출장을 다녀온 곳도 베트남이었기에 그곳을 향한 마음이 컸다”며 “선교와 사업, 자녀 교육적 측면에서 베트남이 최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도가 자꾸 좌절되니 너무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1년여간 고민하던 박 대표는 사표를 내고 자력으로 베트남 금융상품 설계·시스템 구축 사업에 나섰다. 한편 예비책으로 큰누나와 함께 대구뽈찜과 장칼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냈다. 야심 차게 준비했던 베트남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식당 일에 매진해야 했지만 이조차도 순탄치 않았다. 하루 10만원 매출도 쉽지 않은 날들이 이어졌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박 대표는 아내가 권유했던 큐티책을 스스로 펼쳤다. 영업 전 그와 아내, 아르바이트생 3명이 큐티책을 읽고 묵상한 걸 나누다 보면 식당은 금세 눈물바다가 됐다. 자만했던 그간 행보를 후회하며 흘린 눈물이었다. ‘최연소 승진’을 거듭하던 자신이 부엌 한쪽에서 쪽파를 다듬는 처지가 됐다는 열패감도 기도로 떨쳐냈다. 말씀에 위로를 얻으며 절박한 마음으로 맛과 메뉴, 서비스를 개선하자 어느덧 하루 매출이 100만원을 넘어섰다.
여느 때처럼 큐티와 가게 영업에 힘쓰던 박 대표에게 성경 말씀 한 구절이 마음에 들어왔다. 잔뼈 굵은 어부임에도 밤새도록 고기를 못 잡은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요 21:5~11)고 말한 본문이다. 얼마 전 ‘서울에 진출해 보라’는 주변 조언이 문득 떠오르면서 오른쪽 그물에 걸린 물고기 153마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준공된 경기도 파주의 153패밀리 사옥 전경. 153패밀리 제공
이 말씀에 의지해 2015년 서울 남대문에서 연 장칼국수 매장은 ‘줄 서는 맛집’으로 부상했다. 2년 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고 법인명을 정하는 데도 이 말씀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회사명은 회사의 얼굴인 동시에 정체성이다. 주님의 축복을 기대하는 의미에서 ‘153패밀리’로 정했다”며 “주님 말씀대로 그물을 던진 제자처럼 그분 뜻대로 행하는 ‘주님 전용 회사’가 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기업
현재 일산주님의교회(김원수 목사) 안수집사인 박 대표이지만 그의 성장 배경은 교회와는 거리가 멀었다. 작은 누나가 무속인인 데다 ‘노력 신봉자’로 살아온 박 대표는 그간 교회를 ‘정신 나간 나약한 사람이 다니는 곳’으로 치부했다. 변화는 모태신앙 아내를 만나며 생겼다. 아내의 교회 출석을 완강히 반대하다 목사에게 폭언을 쏟아낸 그는 교회의 아버지학교에 출석하다 시나브로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박 대표는 “맨 처음 한 기도의 첫 마디가 ‘어디에 쓰시려고 저 같은 놈을 불렀느냐’였다”며 “목사에게 대들고 교회를 핍박한 제게 주님이 원하는 건 저 자체라는 걸 나중에서야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새벽기도를 빠지지 않는다. 무언가를 구하러 간다기보단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가는 것”이라며 “지난해부터는 아침마다 교회 소그룹 구성원에게 묵상 글도 전하고 있다. 함께 기도하며 일상의 평안과 감사를 배운다”고 말했다.
2022년 그는 ‘하나님이 이끄시는 기업’이란 문구를 회사 슬로건으로 채택했다. 비신자 직원과 가맹점주들의 반응이 어떨지 고민이 됐지만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게 회사 운영에 보탬이 되리라 믿었다. 회사명에 담긴 기독 정체성을 보고 제품을 신뢰해 준 미국 바이어 덕에 H마트 수출길이 열린 것도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됐다. 새로 개점한 매장마다 요한복음 21장 말씀과 회사 캐릭터가 담긴 물고기 디자인 액자를 선물해 고객에게도 회사의 기독 정체성을 간접적으로 알리고 있다.
박영산(가운데) 대표가 지난달 가맹점주의 휴가를 보장해주는 ‘휴가 지원 프로젝트’ 시작을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 153패밀리 제공
서울경제진흥원과 함께 어르신께 장칼국수를 대접하는 ‘한 끼 나눔 행사’에 참여하며 지난해부터는 사회적약자 섬김에도 본격 나섰다. 지난달에는 가게 운영으로 여유를 내기 힘든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휴가 지원 프로젝트’도 열었다. 본사 직원이 매장 운영과 청소를 도우며 가맹점주의 휴가를 보장해주는 행사다. 해외선교 활동에도 꾸준히 지원 중이다. 박 대표는 “요즘 외식업 경기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불화 소식도 계속 나오는 등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은 편”이라며 “어려움 가운데서도 가맹점주와 선교지에 희망과 기적을 나르는 ‘오병이어의 바구니’ 역할을 감당하도록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23616083&code=23111111&cp=nv
박영산 153패밀리 대표가 최근 경기도 파주 본사에서 자사 프랜차이즈 브랜드 ‘강릉장칼’ 창업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파주=신석현 포토그래퍼
강원도 향토음식 장칼국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면 요리 프랜차이즈 브랜드 ‘강릉장칼’을 운영하는 박영산(50) 153패밀리 대표는 금융인 출신 요식업 대표다. 신한은행에서 21년간 영업과 상품개발 등의 업무를 맡아온 박 대표는 고향 강릉에서 즐겨 먹던 장칼국수가 ‘한국을 대표하는 면 요리로 손색없다’는 확신으로 2014년 경기도 고양에 첫 가게를 열었다. 국내에서 26개 가맹점을 운영하며 미국 한인 식료품 업체인 H마트 등 해외 시장에 각종 국수 밀키트를 수출하는 강릉장칼의 시작이다. 금융맨에서 ‘장칼할배’가 된 자신의 삶과 신앙, 사업 역정(歷程)이 담긴 간증집 ‘허기진 내 인생에’(두란노)를 펴내기도 한 그를 최근 경기도 파주 본사에서 만났다.
오른쪽으로 그물을 던져라
억대 연봉 은행원으로 부지점장 승진을 앞두던 박 대표가 외식업으로 방향을 튼 건 ‘자기 사업’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다. 그가 기획한 자동차 금융상품이 큰 호평을 얻어 이를 베트남에 선보이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정작 주재원 파견에 매번 미끄러진 게 계기가 됐다. 박 대표는 “처음 단기선교를 다녀온 곳도, 금융 사업 타당성 조사차 여러 번 출장을 다녀온 곳도 베트남이었기에 그곳을 향한 마음이 컸다”며 “선교와 사업, 자녀 교육적 측면에서 베트남이 최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도가 자꾸 좌절되니 너무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1년여간 고민하던 박 대표는 사표를 내고 자력으로 베트남 금융상품 설계·시스템 구축 사업에 나섰다. 한편 예비책으로 큰누나와 함께 대구뽈찜과 장칼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냈다. 야심 차게 준비했던 베트남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식당 일에 매진해야 했지만 이조차도 순탄치 않았다. 하루 10만원 매출도 쉽지 않은 날들이 이어졌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박 대표는 아내가 권유했던 큐티책을 스스로 펼쳤다. 영업 전 그와 아내, 아르바이트생 3명이 큐티책을 읽고 묵상한 걸 나누다 보면 식당은 금세 눈물바다가 됐다. 자만했던 그간 행보를 후회하며 흘린 눈물이었다. ‘최연소 승진’을 거듭하던 자신이 부엌 한쪽에서 쪽파를 다듬는 처지가 됐다는 열패감도 기도로 떨쳐냈다. 말씀에 위로를 얻으며 절박한 마음으로 맛과 메뉴, 서비스를 개선하자 어느덧 하루 매출이 100만원을 넘어섰다.
여느 때처럼 큐티와 가게 영업에 힘쓰던 박 대표에게 성경 말씀 한 구절이 마음에 들어왔다. 잔뼈 굵은 어부임에도 밤새도록 고기를 못 잡은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요 21:5~11)고 말한 본문이다. 얼마 전 ‘서울에 진출해 보라’는 주변 조언이 문득 떠오르면서 오른쪽 그물에 걸린 물고기 153마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준공된 경기도 파주의 153패밀리 사옥 전경. 153패밀리 제공
이 말씀에 의지해 2015년 서울 남대문에서 연 장칼국수 매장은 ‘줄 서는 맛집’으로 부상했다. 2년 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고 법인명을 정하는 데도 이 말씀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회사명은 회사의 얼굴인 동시에 정체성이다. 주님의 축복을 기대하는 의미에서 ‘153패밀리’로 정했다”며 “주님 말씀대로 그물을 던진 제자처럼 그분 뜻대로 행하는 ‘주님 전용 회사’가 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기업
현재 일산주님의교회(김원수 목사) 안수집사인 박 대표이지만 그의 성장 배경은 교회와는 거리가 멀었다. 작은 누나가 무속인인 데다 ‘노력 신봉자’로 살아온 박 대표는 그간 교회를 ‘정신 나간 나약한 사람이 다니는 곳’으로 치부했다. 변화는 모태신앙 아내를 만나며 생겼다. 아내의 교회 출석을 완강히 반대하다 목사에게 폭언을 쏟아낸 그는 교회의 아버지학교에 출석하다 시나브로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박 대표는 “맨 처음 한 기도의 첫 마디가 ‘어디에 쓰시려고 저 같은 놈을 불렀느냐’였다”며 “목사에게 대들고 교회를 핍박한 제게 주님이 원하는 건 저 자체라는 걸 나중에서야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새벽기도를 빠지지 않는다. 무언가를 구하러 간다기보단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가는 것”이라며 “지난해부터는 아침마다 교회 소그룹 구성원에게 묵상 글도 전하고 있다. 함께 기도하며 일상의 평안과 감사를 배운다”고 말했다.
2022년 그는 ‘하나님이 이끄시는 기업’이란 문구를 회사 슬로건으로 채택했다. 비신자 직원과 가맹점주들의 반응이 어떨지 고민이 됐지만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게 회사 운영에 보탬이 되리라 믿었다. 회사명에 담긴 기독 정체성을 보고 제품을 신뢰해 준 미국 바이어 덕에 H마트 수출길이 열린 것도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됐다. 새로 개점한 매장마다 요한복음 21장 말씀과 회사 캐릭터가 담긴 물고기 디자인 액자를 선물해 고객에게도 회사의 기독 정체성을 간접적으로 알리고 있다.
박영산(가운데) 대표가 지난달 가맹점주의 휴가를 보장해주는 ‘휴가 지원 프로젝트’ 시작을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 153패밀리 제공
서울경제진흥원과 함께 어르신께 장칼국수를 대접하는 ‘한 끼 나눔 행사’에 참여하며 지난해부터는 사회적약자 섬김에도 본격 나섰다. 지난달에는 가게 운영으로 여유를 내기 힘든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휴가 지원 프로젝트’도 열었다. 본사 직원이 매장 운영과 청소를 도우며 가맹점주의 휴가를 보장해주는 행사다. 해외선교 활동에도 꾸준히 지원 중이다. 박 대표는 “요즘 외식업 경기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불화 소식도 계속 나오는 등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은 편”이라며 “어려움 가운데서도 가맹점주와 선교지에 희망과 기적을 나르는 ‘오병이어의 바구니’ 역할을 감당하도록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23616083&code=23111111&cp=nv